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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서 영글고 있는 `양싸부' 양찬국 우즈벡 골프 감독의 꿈

작성자
hankooki
작성일
2018-08-27 16:15
조회
2745
양찬국 우즈베키스탄 골프대표팀 감독(왼쪽)과 대표선수. 선수 4명은 모두 고려인이다. 국내 골프용품사 볼빅은 우즈벡 골프선수들에게 골프백과 공 등을 후원했다. 양찬국 감독 제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인 지도자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골프 불모지 우즈베키스탄에 골프의 꿈을 심어주고 있는 또 한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화제다.

국내 골프 레슨의 선구자로 골프인들 사이에서 ‘양싸부’로 불리는 양찬국(69). 인천 영종도 SKY72GC 헤드프로이면서 스포츠한국골프지도자연맹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현재 고려인 3명과 고려인 혼혈 1명으로 구성된 4명의 선수들과 함께 감독 겸 코치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한반도의 2배가 넘는 큰 면적이지만 골프장은 18홀 코스 1개와 연습장 1개가 전부인 골프 불모지다. 현역선수라고 해야 모두 8명에 불과하고 이중 캐디 출신 4명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은 한국선수들과는 천양지차,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23일 시작한 남자 골프 단체전 첫날 1라운드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출전 선수 3명의 합산 성적이 35오버파 216타에 그치며 20개국 가운데 19위에 머물렀다. 20위는 63오버파 279타를 기록한 몽골. 출전 자체가 신기할 정도로 볼품없는 성적이다.

양찬국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를 해줬어야 했는데 그걸 골프라고 했느고 혼냈다. 야속한 생각이 들었겠지만 지금은 위로 보다는 질책이 투지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흘린 땀방울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꾸중으로 나온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성적을 떠나 우즈베키스탄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것은 세계 골프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빅뉴스가 아닐 수 없다. 순전히 양찬국 감독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내 골프인들 사이에서 이름값만 따지면 타이거 우즈가 부럽지 않은 그가 편안한 노년을 마다하고 척박한 환경의 우즈베키스탄에서 비기너처럼 투혼을 불사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골프인으로서의 사명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도전이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대회에 출전한 우즈베키스탄 선수를 잠깐 지도한 작은 인연이 이제는 우즈베키스탄 골프의 처음과 끝이 그의 손을 거쳤을 정도로 그는 현지에서 `골프 대부'로 통한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골프협회나 주니어 골퍼 레슨 프로그램과 프로 골퍼, 캐디 양성 프로그램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고, 지난 3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2018 우즈베키스탄 오픈 골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1930년대 강제 이주된 고려인의 정착을 도왔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골프 발전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양찬국 감독은 “비록 사정은 어렵지만 선수들에게 ‘제대로 된 골프의 길을 가라’고 가르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가 노익장을 뽐내는 또 다른 이유는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한국의 정상급 기술을 해외에 전파하고 후학을 양성한다는 사명감에 보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양 감독은 “내가 태권도나 양궁만이 아니라 골프 지도자도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노년의 소박한 꿈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백마부대원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부상한 상이군인 출신인 그는 1972년 뒤늦게 골프를 접한 뒤 미국과 한국에서 각종 자격증을 따고 본격적인 레슨을 통해 5000명이 넘는 후학을 길러냈다.

한양대와 경희대 등 대학 강단에서도 골프 이론을 가르쳤던 양 감독은 jtbc골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시니어 골퍼들에게 큰 인기를 모은 인기 레슨 프로그램 `양찬국의 노장불패'에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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